[SW인터뷰②] 이정주 하이메디 대표 “빅데이터 모아 병원추천도 객관화”

[정희원 기자] 한국을 찾는 중동 의료관광객은 대부분 ‘하이메디’를 거치게 된다. 하이메디는 국내 최초 중동지역 기반 의료관광 스타트업이자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성장, 60억대 매출을 올린 차기 헬스케어 유망 기업이다.

 

이정주 하이메디 대표는 기존 한국식 친절한 컨시어지 서비스를 넘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한발짝 더 나아간다. 이정주 대표의 ‘차기 행보’에 대해 물었다.

 

-하이메디는 이미 국내 중동 환자 유치 면에서는 독보적인 듯하다. 이후의 행보는.

 

“온라인 및 모바일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려고 한다. 의료관광이라는 업 자체가 기술력이나 매뉴얼 없이 사람이 일일이 일하는 게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이를 혁신하려 한다. 이같은 결심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다른 스타트업들의 성장이다. 토스·요기요·배달의 민족 등이 빠르게 크고, 각각 온라인을 기반으로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아직 의료는 온라인화된 분야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해봐야지. 다른 데가 하는데 우리가 못할 이유는 없다’라고 생각했다.”

 

-의료관광 플랫폼은 이미 많이 나와있지 않나.

 

“그렇다. 마케팅에 치우친 서비스는 많이 나와 있다. 정보 긁어다가 플랫폼 만들기 쉽다. 하지만 하이메디는 이들과 결이 다르다. 마케팅·프로모션보다는 실질적인 ‘환자 및 의료 중심’의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려 한다. 아픈 사람들이, 더 건강해지고 싶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사람들이 병원을 이용하고 싶을 때 실질적인 ‘데이터’를 통해 병원 정보를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추천하도록 돕는 게 목표다.

 

이는 단순히 병원명이나 의사 정보를 공개하는 게 아니다. 하이메디가 8년간 쌓은 경험을 녹여 제대로 된 병원을 추천하는 게 골자다. 가령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중동환자는 병원을 고를 때 무조건 ‘규모’를 본다. 중동 분들이 대형병원을 선호하는데, 해당 병원의 실력이 이같은 선호도에 걸맞는지 합리적 의심을 하며 답을 찾아야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본다. 이렇기 때문에 병원의 빅데이터가 중요하다. 외형적으로 부족해도 정말 수치적으로 실력이 뛰어나다면 고객에게 보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 중동 사람들이 어떤 호텔을 선호하는지, 어떤 호텔에는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지, 수많은 할랄 음식 식당중 어떤 곳을 더 만족스러워하는지, 치료 이외의 여가시간에는 주로 어디를 가는지 등 다양한 정보를 압축해서 선보일 예정이다.”

 

-플랫폼 개발을 향후 사업의 핵심으로 보는 듯하다.

 

“그렇다. 사업이 대중화되려면 트렌드나 최신기술에 해박한 젊은 사람에게 어필해야 한다. 이들에게 한국의료를 빠르게 알리려면 좀 더 기술 중심의 회사가 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의료관광을 결심한 외국인 환자는 특성상 많은 정보를 얻고 싶어하지 않는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한국으로 오는 만큼 수많은 병원을 돌기보다 잘하는 병원만 딱 다녀오려 한다.

 

플랫폼의 목적은 보다 올바른 추천을 위해 병원의 데이터를 통해 근거를 제시하려는 것이다. ‘이 병원이 저렴하대’가 아니라 ‘이 병원의 이 교수님이 해당 수술을 왜 잘하는지 알려줄게’가 목표다. 이를 통해 2022년 환자 6만명을 유치하는 게 목표다. 보다 올바른 추천을 위한 인공지능 머신러닝을 고도화하고 있다.”

 

-의료 빅데이터는 꽤 예민한 문제일텐데, 수집에 무리가 없나.

 

“누군가 해야 할 일이고, 이를 하이메디가 해낼 것이다. 현재 미팅을 마친 병원들은 원내 정보와 관련된 데이터를 주고 있다. 하이메디가 가려는 방향성을 설명하고, 의료시장을 어떻게 혁신하려고 하는지, 병원에는 어떤 이익이 있는지 충분히 설득하고 토론한다. 병원들도 공감하고 있다. 1월 중순~말이면 원하는 목표치까지 데이터를 모을 수 있을 듯하다. 열심히 기술을 개발하겠다.”

 

-플랫폼 요소 중에서도 ‘병원 추천’에 주력하겠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같은 요소에 집중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사업 초창기에 장기이식을 받고 돌아가신 환자분을 보내드리면서다. 장기이식 환자다보니 무균 격리실에 있었는데 입원한 내내 필요한 물품을 챙겨주고, 서로 창문으로 바라보며 소통했다. 그분에게는 내가 바깥세상과 연결해주는 끈이었던 것 같다. 안타깝게도 수술 후 경과를 보던 중 합병증으로 돌아가셨다.

 

가까이 지내던 환자가 세상을 뜬 뒤 비로소 의료관광 ‘업’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사업이란 영리를 추구하는 게 당연하지만 결국 이 일도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이라는 게 크게 와닿았다. 성형이든, 중증질환이든 결국 고객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셈이다.

 

그만큼 더 신중하게 의사와 병원 추천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돈 때문에 수수료 많이 준다는 병원 보내지 말자’. ‘무조건 잘하는 병원을 찾아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다. 이를 플랫폼으로 실현할 것이다. 과거에는 면대면 서비스에만 주력했다면 이제는 기술을 더해 환자들이 더욱 편안하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앞으로의 방향성은.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는 듯하다.

 

“해외 투자자들은 우리의 가능성을 높게 본다. 빠른 프로세스와 친절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시리즈A를 받았고 시리즈 B 유치 마무리 중이다. 아직은 스타트업이고, 사업 초기인데 해외에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충분히 해외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이구나’ 자신감이 붙는다. 다만 아직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의료관광이 생활 밀접 서비스는 아니다보니 상대적으로 주목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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