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서 사라지는 이승우…흔한 이적‘설’조차 없다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사람을 찾습니다.’

 

 겨울 이적 시장 개장이 머지않았다. 각국 프로리그 구단들이 전력 강화를 위해 알짜배기 자원들을 노리는 가운데 소속팀에서 어느 정도 실력만 입증했다면 ‘썰’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와 김민재(23·베이징 궈안) 등 한국 선수들도 꾸준히 이적설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이승우(21·신트 트라위던)는 그 흔한 루머조차 없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이승우의 유년 시절은 꽃길 그 자체였다. 지난 2011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했다. 체계적인 훈련을 등에 업고 성장하며 ‘코리안 메시’라고 불렸다. 2017년 U-20 월드컵에서부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국내 축구팬들에 처음으로 각인시켰다. 이듬해엔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명단에도 승선했다. 월드컵을 마친 뒤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창창할 것만 같았던 이승우의 앞길은 일 년 만에 가시밭길로 변했다. 이승우는 2019~20시즌을 앞두고 이탈리아 세리에A 헬라스 베로나와 이별하고 벨기에 1부 신트트라위던에 새 둥지를 틀었다. 선진 축구를 배우며 정든 스페인을 떠나 이탈리아로, 다시 벨기에로 향한 이유는 오롯이 실전이었다. 경기 출전에 대한 갈증이 심했다. 조금이라도 더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는 무대를 선택한 것이었다. 클럽 이름값에 목매지 않고 개인의 역량만을 고려한 점은 나름 최선의 선택이었다.

 

 의지와 현실의 괴리가 크다. 소속팀에 합류한 지 약 2개월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는데 아직 데뷔전도 치르지 못했다. 심지어 경기 후반 시간소모용 교체카드로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훈련 중엔 과격한 태클로 마르크 브라이스 신트트라위던 감독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벨기에 언론이 이승우에 대한 구단의 투자를 실패로 점치고 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서도 이승우가 설 자리가 없다. 그나마 해결책이 실력 발휘인데 기회도 없다. 경기장 안팎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이승우의 의지와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국내 축구팬들의 머릿속 한국 축구의 미래는 이제 이승우의 몫이 아니다.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백승호가 파울루 벤투 감독의 전술에 녹아들며 한국 축구의 현재로 떠올랐고, 이강인은 손흥민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썰’조차 엮이지 않는 이승우는 점점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신트 트라위던,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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