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초점] 세 가지 변화, 쓰러지던 류현진을 일으켜 세웠다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이대로 무너질 수 없었다. 류현진(32·LA다저스)은 변화를 꾀했고 이는 적중했다.

 

류현진은 최근 크게 넘어진 뒤 일어서지 못했다. 지난달 18일(이하 한국시각) 애틀랜타전부터 5일 콜로라도전까지 4경기 연속 부진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9.95로 큰 타격을 입었다. 1.45였던 시즌 평균자책점이 2.45까지 치솟았다.

 

판을 뒤집어야 했다. 류현진은 15일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7이닝 동안 2피안타에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6탈삼진을 곁들여 무실점으로 피칭을 마쳤다. 다섯 경기 만에 퀄리티스타트를 맛봤고 평균자책점은 2.35가 됐다. 0-0에서 노 디시전으로 물러나 13승에 실패했고 팀도 0-3으로 패했으나 ‘부활’이라는 가장 큰 결과를 냈다.

 

세 가지 변화가 재기를 도왔다. 첫 번째는 휴식이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첫해였던 2013년 192이닝을 소화한 이후 올 시즌 처음으로 160이닝을 돌파했다. 본인은 체력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쉼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11일 볼티모어전에 선발 출격하려던 류현진의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걸렀다. 약 열흘간 휴식기 동안 충전에 나선 류현진은 무너진 밸런스를 잡기 위해 애썼다. 불펜 투구 방식도 바꾸며 돌파구를 찾았다.

 

제 컨디션을 되찾은 그는 주 무기였던 체인지업 구사율을 다시 높였다. 올 시즌 류현진의 패스트볼 구사 비율은 40.1%다. 변화구 중에서는 체인지업이 27.1%로 압도적이었다. 그만큼 잘 통했다. 하지만 8월 한 달간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0.313로 높아졌다. 상대 타자들의 분석과 공략에 고전했다. 이에 체인지업 대신 커브 비율을 높이는 등 방법을 바꿨다. 직전 등판이었던 5일 콜로라도전에서도 체인지업 구사율은 23.7%, 커브(시즌 평균 12.5%)는 16.1%였다. 15일 뉴욕 메츠전에서는 체인지업을 마음껏 던질 수 있었다. 타자들이 맥을 추지 못했다. 구사율을 30%로 끌어올려 효과를 봤다.

 

마지막은 염색이다. 그는 분위기 전환과 절치부심의 각오로 머리카락을 회색으로 물들였다. 15일 경기 후 류현진은 “염색이 확실히 아주 큰 도움이 됐다”고 미소 지은 뒤 “한 차례 등판을 거른 것도 컨디션 회복에 플러스 요인이 됐다. 휴식 기간 밸런스를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