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의눈] 명장 수식어 아깝다, 여자축구 걸음 발목 잡은 최인철 감독

 

[스포츠월드=축구회관 김진엽 기자] 리더는 책임감이 있어야 하지만, 최인철 감독은 그렇지 못했다.

 

최인철 감독은 WK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이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WK리그 6회 연속 우승을 이끌며 숱한 트로피를 들었다. 기량을 인정받아 지난 3일에는 윤덕여 전 감독의 후임으로 여자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기자 회견 당시 “대한축구협회(이하 협회)와 비전, 철학을 공유하며 사회적 책임감은 물론 문화적 측면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암흑기의 여자축구에 찬란한 빛이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렇게 여자축구는 반전을 꾀하는 듯했으나, 최 감독 취임 발표 후 하루 만에 상습적인 폭언 및 폭행 의혹에 휩싸였다. 이후 미성년 선수들을 폭행했다는 추가 증언까지 나오는 등 봇물 터지듯 곳곳에서 잡음이 터졌다.

 

논란 초반 최 감독은 사실을 부인했다. 언론을 통해 “사실무근이다. 한때 앙금이 있었던 선수가 허위 사실을 제보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금세 입장을 바꿔 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선임소위원회에 “책임을 통감하며 감독직을 내려놓겠다”고 사과문과 함께 사퇴 의사를 표했다.

 

협회 측은 수락했고,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10일 김판곤 위원장을 내세워 사퇴 관련 회견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축구 팬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감독을 선임하는 데 있어서 도덕성 문제를 조금 더 집중적으로 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협회도 분명 이번 논란에 잘못이 있다. 김 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최 감독의 과거 행적을 알고 있었고, 계약 당시 ‘폭행이나 폭언에 휩싸이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까지 추가했다. “역량이 워낙 뛰어나서”라고 설명했으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인지하면서도 ‘혹시나’하는 생각으로 안일하게 대처했다.

 

 

진짜 문제는 최인철 감독에게 있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사회적 책임감까지 느낀다던 이가 자신과 관련한 논란이 터졌을 때는 이른바 언론 플레이로 여론을 잠재우려 했고, 엇박자가 나자 ‘사퇴’로 진짜 책임은 회피했다. 암흑기를 벗어나 새 감독과 함께 올림픽까지 제대로 뛰어보려던 여자축구의 발목만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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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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