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은혜를 원수로 갚은 엑소 레이… 더 괘씸한 이유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엑소 레이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들먹이며 한국 기업 삼성전자의 광고모델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에서 데뷔해 인지도를 쌓고 중화권에서 주목받는 스타가 됐지만, 이제는 엑소 활동은 뒷전이고 보이콧까지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은혜를 원수로 갚는 형국이다.

 

최근 홍콩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중국 내에선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한 글로벌 기업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중국과 홍콩 등을 분리 표기한 것이 발견되면 중국 누리꾼들이 거센 항의를 하고, 해당 기업들은 공식 사과를 하는 형식이다.

 

이런 가운데 엑소 레이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다며 삼성전자와의 모델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레이의 중국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레이 공작실 측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는 파트너는 환영하지만, 중국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모호한 입장과 태도를 보이는 단체나 조직은 거절한다”며 “삼성전자 공식 글로벌 웹사이트 국가 표기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다. 우리나라(중국) 주권과 영토 보전을 모호하게 한 행위로, 중국 동포의 민족 감정을 엄중히 손상시켰다.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글로벌 웹사이트를 살펴보면, 레이가 언급한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될 만한 요소가 크게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웹사이트에는 레이가 광고 중인 스마트폰 브랜드에 대한 소개가 대부분이다. 다만 사이트 하단 ‘당신의 나라와 지역을 방문하세요(Visit Your Country or Location)’ 항목에서 중국, 대만, 홍콩이 독립적으로 표기됐고, 레이가 이를 문제 삼은 듯했다. 삼성전자도 이러한 논란을 의식했는지 ‘나라와 지역(Country or Location)’에서 ‘나라(Country)’를 빼고 ‘당신의 지역을 방문하세요(Visit Your Location)’로 수정했다.

 

앞서 레이는 홍콩을 국가로 표기한 패션 브랜드 캘빈클라인으로 인해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당시 레이는 거센 논란에도 계약을 해지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중국인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삼성전자와의 계약 해지는 캘빈클라인 사례를 교훈 삼아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일방적인 계약 해지란 점에서 레이가 물어야 할 위약금은 수백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레이의 소식을 접한 대중은 괘씸하다는 반응이다. 엑소 완전체 활동에 불참한지 1년이 훌쩍 넘었고, 돈을 벌기 위해 중국 활동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급기야 ‘하나의 중국’ 논란에 휘말리지 않으려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 보이콧도 불사했다. 나 살자고 은혜를 원수로 갚는 모습에 깊은 실망감을 드러낸 것이다.

불똥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에도 튀었다. 레이를 언제까지 감쌀 것인지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레이가 삼성전자를 대놓고 보이콧하는데도 입장 한 줄 내지 않는 SM은 도대체 어느 나라 기업이냐”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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