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국방부 속이고 광고 촬영 강행한 JTBC…‘사과’하면 끝?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DMZ(비무장지대)에서 무허가로 촬영된 광고가 버젓이 스크린에 노출됐다.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로 한 방송사는 최고의 군사 보안 시설을 두고 제작비를 거래했고, 사실이 알려지자 부랴부랴 사태진압에 나섰다.

 

 16일 ‘SBS 8 뉴스’는 종합편성채널 JTBC가 비무장지대 내 다큐멘터리 촬영을 목적으로 군 당국의 허가를 얻어내고 기아자동차의 자동차 광고를 함께 찍었다고 보도했다. SBS에 따르면 JTBC는 “DMZ의 자연환경을 다큐멘터리로 만들겠다”며 지난 3월 국방부의 협조를 얻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기아자동차의 신형 차량 광고가 촬영됐다. 다큐멘터리 촬영 지원 장교는 “(촬영팀이) 신형 차량을 갖고 왔다. 민통선을 통과해서 (위장막을) 벗기고, 나가기 전 다시 씌우며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촬영팀 PD와 이야기를 나눴지만, 광고 영상이 아닌 다큐멘터리 속 PPL(간접 광고) 장면이라는 답변을 들었을 뿐이다. 

 이후에도 국방부엔 ‘아무리 봐도 광고를 촬영하는 것 같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국방부는 그제야 JTBC의 촬영을 중단시켰다. 5월 말 ‘DMZ 영상을 기아자동차 광고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JTBC 측의 서약서를 받았지만, 불과 며칠 후 JTBC 측은 DMZ에서 촬영된 기아자동차의 광고를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알려졌다. 이미 광복절인 15일 일부 영화관에서 해당 광고가 상영되기까지 했다. 

 

 기아자동차 측도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JTBC에 약 12억 원을 지원하면서 DMZ 촬영 영상을 광고에 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조건을 제안받았다는 것. 이미 국방부와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고 광고를 내보냈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JTBC는 17일 오후 “국방부의 허가를 받고 지난 4월부터 비무장지대 일원에서 창사기획 다큐멘터리 ‘DMZ’의 촬영을 진행, 촬영된 내용을 바탕으로 15일 ‘DMZ 프롤로그’편을 방송했다”면서 “JTBC가 기아자동차에 건넨 제안에는 제작지원 및 광고제작 등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JTBC는 “제작진이 국방부와 이견 조율을 지속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사과했다. 다큐멘터리 ‘DMZ’의 본편은 제작 중단, 광고도 더는 방송되지 않을 예정이다. 그러나 최종 합의에 실패하고서도 제작을 강행한 책임은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도 마찬가지다. 누가 봐도 의심스러운 ‘위장막을 씌운 차량’이 오가는 상황이 계속됐지만 서약서 한장만 믿고 뒷짐을 지고 있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SBS 8 뉴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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