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텔레비전] ‘청정드라마’라더니…‘세젤예’, 자극적 소재에도 시청률 답보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하 ‘세젤예’)이 ‘주말극 왕좌’ KBS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한 채 종영할 위기다.

 

지난 10일 ‘세젤예’ 81회와 82회 시청률은 각각 21.8%, 27.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이하 동일)을 기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33.6%(56회)로 이후에도 10% 이상의 등락세를 보이며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세젤예’의 기획의도는 전쟁 같은 하루 속에 애증의 관계가 돼버린 네 모녀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모든 엄마와 딸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것. 그러나 시청자에게 당초 의도된 ‘위로’가 전해지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이 높게 평가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KBS2 주말극’이 다져온 기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바로 전작 ‘하나뿐인 내편’만 봐도 그렇다. 아쉽게 50%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자체 최고 시청률 49.4%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같이 살래요’(2018년 3월 17일~2018년 9월 9일) 최고 시청률이 36.9%, ‘황금빛 내 인생’(2017년 9월 2일~2018년 3월 11일) 45.1%, ‘아버지가 이상해’(2017년 3월 4일~2017년 8월 27일) 36.5%까지 2년 여 기간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방송 시작에 앞서 김종창 PD는 “소소하고 담백하더라도 맑은 드라마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세상이 어수선하고 힘든 시기라서 따뜻하고 사람냄새가 나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작 ‘하나뿐인 내편’을 언급하면서 “간 얘기가 안 나온다. MSG가 많은 드라마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따뜻하고 맑은 국물 같은 ‘청정드라마’를 지향한다는 입장을 거듭 알렸다.

 

초반에는 여느 드라마와 같이 강미리와 한태주(홍종현)의 힘겨운 로맨스가 전개됐다. 그리고 강미선(유선)-정진수(이원재) 부부의 갈등 요소로 답답하지만 현실을 반영한 공감스토리를 이어가는가 싶더니, 전인숙의 오락가락한 행보와 한종수(동방우)를 필두로한 재벌가의 뻔한 이야기로 주말 저녁을 장식했다. 

 

그러나 후반부로 치닫고 있는 지금 ‘세젤예’는 ‘청정드라마’와는 거리가 멀다. 지난 방송분에서는 한종수가 강미리와 전인숙의 관계를 알게 됐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전인숙이 강미리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모녀관계의 비밀을 갖고 80회 가까운 회차를 끌더니, 이제 자극적 소재를 쏟아붓고 있다. 따뜻하고 맑은 이야기는 온데간데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공략은 실패한 듯 보인다.

 

KBS는 올해 말 사업손실을 1019억 원으로 전망했다. 콘텐츠 판매와 광고수입 급감 등으로 인한 적자 폭이 매해 늘어날 거란 예상이다. 이에 사내 비상 태스크포스팀을 꾸리고 ‘KBS 비상경영계획 2019’를 마련했다. 내년까지 프로그램 수를 현행 대비 90% 수준으로 축소하고, 미니시리즈도 기존 70분에서 50분으로 줄이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주말극은 KBS의 대표 상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극적은 요소를 쏟아부어도 시청률 증가세로 나타나지 않는다. ‘세젤예’이 보여주고 있는 KBS 주말극의 하락세가 현재 KBS의 위기를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젤예’는 당초 총 100부작으로 계획됐으나 8부 연장을 일찌감치 결정짓고 108부로 종영한다. 이제 24부 남긴 시점에서 ‘KBS 주말극’의 위상을 되살린 채 유종의 미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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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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