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직구 위주로 던진 임준섭, 세 번 연속은 통하지 않는다

[스포츠월드=수원 전영민 기자] 세 번 연속 똑같은 투구 패턴. 어떻게 봐야 할까.

 

 약 10일 전 임준섭(30·한화)은 5년 만에 선발승을 챙겼다. 비결은 직구였다. 전체 투구 중 80% 이상을 패스트볼로 구사했다. 제구가 좋지 않은 점도 있지만 직구 구위와 움직임이 좋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KT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그리고 임준섭은 다시 KT를 만나 똑같은 전략을 꺼냈다. 결과는 지난 등판과 판이했다.

 

 임준섭은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T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4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9피안타 4실점으로 마운드를 조기에 내려갔다. 임준섭이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추가하면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는 상황이었지만 정민태 투수 코치는 바로 투수 교체를 지시했다. 임준섭은 지난 6일 잠실 두산전에 이어 두 차례 연속 5이닝을 다 채우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임준섭은 제구가 좋은 투수가 아니다. 프로 통산 탈삼진이 148개, 볼넷은 그보다 23개 더 많은 171개다. 수없이 기회를 받고도 주로 선발이 아닌 불펜계투조로서 활약한 이유다. 그나마 올 시즌 후반기 첫 선발 등판에서는 임시 해결책을 찾았다. ‘직구 일변도’로 투구해 스트라이크존에 계속 공을 꽂는 방식이었다. 실제로 이 방법이 통했고 지난달 31일 수원 KT전에서는 5년 만에 선발승까지 챙겼다.

 

 문제는 반복이다. 임준섭은 최근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직구 위주’로 투구했다. 지난달 31일 수원 KT전에서 총 85구를 던졌는데 그 중 포심 패스트볼이 72개였다. 6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105구 중 77개가 직구였다. 이날 역시 93구를 던지는 동안 직구만 68개를 던졌다. 세 차례 등판 모두 전체 투구 중 70% 이상이 직구다. 다시 말해 상대 타선은 직구만 노리면 된다는 의미다. 더욱이 한 차례 임준섭의 ‘직구 전략’에 당했던 KT는 그의 투구 패턴에 맞게 대응책을 마련했을 터. 구위와 제구가 압도적이지 않은 이상 같은 팀이 두 번 연속 당하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한화 마운드는 힘이 빠진 상태다. 임준섭은 더 이상 임시 선발이 아닌 로테이션을 소화해야 하는 선발 투수 중 한 명이다. 임준섭 개인적으로 야구 인생의 변곡점을 만들기 위해서, 한화도 임준섭을 활용하기 위해선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제구가 맘처럼 되지 않는다면 투구 패턴이나 구종 구사율이라도 색다르게 구사해야 한다. 임준섭과 포수 최재훈이 풀어야만 하는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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