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정지훈, ‘엄복동’ 악몽 끝내고 ‘웰컴2라이프’로 기사회생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엄복동’은 잊어라. 이젠 ‘웰컴2라이프’ 정지훈이다.”

 

배우 정지훈(비)이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의 악몽을 끝내고 재기에 성공했다. MBC 새 월화드라마 ‘웰컴2라이프’를 통해서다.

 

5일 첫 방송을 시작한 ‘웰컴2라이프’는 자신의 이득만 쫓던 변호사가 의문의 사고로 평행세계에 빨려 들어가 강직한 검사로 개과천선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 수사물. 같은 시간, 같은 상황이 펼쳐지는 평행세계가 공존한다는 새로운 세계관이 흥미를 자아낸다.

 

정지훈은 극 중 악질 변호사 이재상 역을 맡았다. 율객 로펌의 에이스이자 법꾸라지들의 법조 기술자이나 평행세계에서는 존경받는 특수본 검사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정지훈은 드라마로 MBC에 첫 입성했을 뿐 아니라 생애 첫 1인 2역을 맡게 됐다. 정지훈에겐 도전적인 작품이었고, 그도 “마흔을 앞두고 출연을 결심한 ‘웰컴2라이프’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했을 정도다.

 

 

실제로 정지훈은 진지함과 코믹을 오가는 연기로 이재상을 완벽하게 소화했고, 임지연과 찰떡 케미를 보여주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정지훈의 연기가 올드하다고 깎아내리고 있지만, 작품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점에선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그런 정지훈의 진심이 통한 것일까. ‘웰컴2라이프’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5일 방송된 1회와 2회는 각각 시청률 4.5%, 6.3%(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했고, 6일 3회와 4회는 각각 5.3%, 6.8%의 시청률로 상승세를 보였다. 동시기 방송된 월화극이 3~4%대 시청률인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다. 무엇보다 흥행 참패를 기록했던 정지훈의 신작임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앞서 정지훈은 주연을 맡은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으로 누적관객 수 17만 2213명을 동원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총제작비 150억 원에 손익분기점이 400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영화를 말아먹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 여기에 엄복동이 과거 자전거 절도범으로 체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영웅으로 미화했다는 비난마저 휩싸여야 했다. 심지어 술을 먹고 SNS에 심경글을 남길 만큼, ‘자전차왕 엄복동’은 정지훈에게 뼈아픈 필모그래피로 남게 됐다.

 

아픈 만큼 단단해진 걸까. 정지훈은 ‘시청률이 몇 UBD(17만=1UBD, ‘엄복동’의 관객 수를 이니셜로 표현)이나 나올까’라는 비아냥에도 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되돌렸다. 그리고 흥행 배우로 다시 거듭나게 됐다. 아직 방송 초반이라 안심할 수 없지만, 오랜만에 맛본 ‘1위’는 그에게 눈물겨운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정지훈은 ‘웰컴2라이프’ 제작발표회에서 “도자기를 빚는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촬영 중이다. 시청률이 잘 안 나오더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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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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