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비하인드] ‘원팀’…롯데 윌슨이 레일리에게 엄지를 치켜든 사연은?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고마워, 레일리”

 

조금씩 기지개를 펴는 듯한 제이콥 윌슨(29·롯데)이다. 지난 7월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KBO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더니, 4일 사직 두산전에서도 멀티히트를 작성하며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수치에서도 차이가 보인다. 전반기 23경기에서 타율 0.238 3홈런 11볼넷에 그쳤지만, 후반기 8경기에선 타율 0.280 2홈런 7볼넷을 기록했다. 윌슨은 “그간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앞으로 치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변화’가 있었다. 다른 타자들이 그러하듯 윌슨도 다양한 시도를 꾀했다. 이 가운데 다리 스탠스를 다르게 가져갔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윌슨은 “큰 변화는 아니다”면서도 “그동안 다리 쪽 스탠스가 원활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몸통 회전에서 타격으로 이어지는 데 적합한 스탠스의 거리를 찾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윌슨은 “안타가 나오는 것과 별개로 타구의 질 자체가 나쁘지 않다. 이 느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인상적인 대목은 이 과정에서 코치진의 도움도 컸지만, 동료인 브룩스 레일리의 조언 또한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레일리는 항상 타자들을 관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타자들의 성향을 잘 파악해야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레일리는 고심하는 윌슨을 보고선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가. 그때를 떠올려봐라. 더 다이내믹하게 타격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윌슨은 이를 놓치지 않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적용시켰다.

 

살아나는 윌슨을 보며 레일리 역시 함박웃음을 지었다는 후문이다. 레일리는 “내가 잘했을 때보다 더 기뻤다. 우리가 추구하는 ‘원팀 자이언츠’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간 듯하다”고 흡족해했다. 2015년 처음 롯데 손을 잡은 레일리는 올해로 벌써 5년째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다. 올해는 특히 잘 던지고도 승리를 거머쥐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얼굴 한 번 붉히는 일이 없다. 오히려 미안해하는 동료들을 위해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곤 했다. 팀에 깊숙이 스며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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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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