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故 김성재 진실은… 방송금지 ‘그알’, 국민청원 4만명 육박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1990년대 가요계를 풍미했던 그룹 듀스의 멤버 고(故) 김성재의 사망 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방송금지 결정이 난 가운데, MC를 맡고 있는 탤런트 김상중과 제작자인 배정훈 PD가 국민청원을 통해서라도 방송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김성재는 1995년 11월 20일 한 호텔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당시 시신에서 주삿바늘 자국 28개가 확인됐고, 사인이 동물마취제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죽음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됐다. 특히 전 여자친구 김 씨가 사망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용의자로 지목돼 법정에 선 김 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증거 불충분으로 최종 무죄를 선고했고, 그렇게 김성재의 죽음은 미스터리로 남았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5개월간 취재와 자료조사를 거쳐 김성재 죽음의 원인을 밝히는 내용을 이달 3일 방송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성재 전 여자친구 김 씨가 명예 등 인격권을 보장해달라며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방송이 불발됐다. 재판부는 “방송이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하고 있다거나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만을 방영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로 인해 김 씨의 인격과 명예에 중대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라고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제작진은 “이번 방송은 방치된 미제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과학적 사실이 드러났다는 전문가 제보로 기획됐으며 5개월 간의 자료 조사와 취재를 거쳤다”며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서가 아닌, 새로운 과학적 증거로 미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을 모색해보자는 공익적 기획의도가 시청자들에게 검증받지도 못한 채 원천적으로 차단된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좌절감을 느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방송 자체가 금지될 것으로 전혀 예상하지 않았기에, 법원의 결정을 따르되 이미 취재한 내용에 대해서는 향후 깊은 고민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상중도 입장을 전했다. 김상중은 “13년 동안 ‘그것이 알고싶다’를 진행하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 당해본 일이다. 그래서 굉장히 당혹스럽다”며 “‘그것이 알고싶다’ 팀들은 계속해서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릴 것이다. 많은 제보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배정훈 PD도 SNS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촬영한 사진과 함께 “저는 이번 방송 포기 안합니다. 그럽시다. 한 번, 진하게 붙어봅시다”라는 글을 올리며 방송 의지를 불태웠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 김성재 님의 사망 미스터리를 다룬 ‘그것이 알고싶다’ 방영하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지금 와서 누구를 처단하자는 게 아니다.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24년이다. 그동안 나라는 발전을 했는데 사법부는 그대로다. 그날의 진실을 국민은 알아야겠다. 방송금지 철회하게 해주고 내일 제시간에 ‘그것이 알고싶다’ 꼭 방송하게 해달라. 증거들이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4일 오전 9시 기준 4만 6286명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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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예고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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