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뒷북 행정’ 방심위…제2의 ‘황후의 품격’ 나올 수밖에

[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제가 뭘 본 건가요.”

 

영상 트라우마를 남겼다. ‘황후의 품격’이 도 넘은 막장 연출로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임산부 성폭행이라는 극악무도한 소재로 시청자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에서는 민유라(이엘리야)의 과거 사연을 그리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민유라가 황실에서 보여준 그릇된 행실들이 안 좋은 과거에 기인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 가운데 임산부였던 시절 성폭행을 당하는 씬이 연출됐다. 자세한 성폭행 묘사는 생략됐지만 민유라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 및 가해자가 풀어헤쳐진 민유라의 손에 껌을 쥐여주는 모습은 불쾌함을 불러일으켰다.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렸다. 해당 방송분이 전파를 탄 지난 20일 49, 50회분은 전국 시청률 11.7, 13.8%(닐슨코리아·전국기준)로 지난 47회 12.4% 48회 14.6%에 비해 하락세였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황후의 품격’은 15세 이상 시청가를 받았지만 그동안 릴레이로 사고를 쳐 온 문제작이다. 시멘트 생매장, 조현병 환자 비하, 동물 학대, 수위를 넘은 애정행각 등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

 

하지만 매번 사후약방문이었다. 드라마는 방송국 자체 내부에서 사전 심의에 따라 등급을 결정하기 때문에 ‘팔이 안으로 굽는’식이다. 주제, 폭력성, 언어 사용, 모방 위험 등을 따진다고 하지만 ‘황후의 품격’에 붙은 시청 등급은 15세 이상가였다. 최근 MBC ‘나쁜형사’를 비롯해 OCN ‘손 the guest’가 일부 회차에서 19세 이상가를 조정 적용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2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은 임산부 성폭행씬에 대해 “심의 상정을 고려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답답한 일부 시청자들은 제작진을 처벌해달라고 직접 청와대 청원을 제기하고 있다.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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